RESEARCH
1단계연구는 한국의 압축적 산업화 과정을 거쳐 형성된 생활세계가 지역 수준에서 변용되는 과정을 고찰하고 한국적 사회통합 모델의 특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기존의 연구는 국가 수준에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거시적분석이나 개별 업종에 대한 사례 연구에 치중되어 현실적 사회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고찰이 미흡했다. 이에 연구진은 지역이라는 중간 수준의 분석 단위를 설정하고 산업화 과정이 응축되어 있는 서울 서남부의 구로공단지역(현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을 1차적인 연구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1960년대 후반에 조성된 구로공단과 그 주변지역은 1990년대 이후에 성공적인 업종 전환을 거쳐 도시형 첨단 산업지역으로 재활성화되었다. 세계화와 시장개방 압력, 노동운동의 활성화가 산업 공동화를 초래할것이라는 우려를불식시키고 현실적으로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고용 증대가 이뤄졌다는 사실은 한국 사회의 발전 방향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노동집약적 경공업 지역이 첨단산업 지역으로 전환된 과정을 해석하기 위해 집적의 편익을 발생하는 구조적 요인에 주목한다. 또한 산업구조 전환과 첨단 산업 클러스터에 대한 고찰을 기반으로 노동력과 노동 첨단산업과 사회적 기반의 관계를 지역 수준에서 파악한다.
2단계연구는 수도권과 부산권의 대표적인 산업지대를 대상으로 하여 로컬 수준에서 변화하는 사회경제구조화 지역공간 그리고 정체성을 조사, 분석하고 이를 기록화하여 미래를 위한 사회통합의 발판이 되도록 하는 것을목표로 한다.
산업과 노동 그리고 지역은 서로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노동시장과 지역사회의 연쇄적 변화를 염두에 두지 않고 다른 학계에서, 다른 정부기관들에 의해 개별적으로 접근되어 왔다. 반면 산업구조조정에 성공한 선진국의 사례는 지역 수준의 종합적인 대책을 통해 지역의 역사성과 사회적 자본들을 활용하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에 이 연구는 지역 수준에서 산업변동, 공간과 정체성의 변화 등을 실증적으로 연구하여, 장기적으로 연구센터와 지역 아카이브의 연결망 등의 사회문화적 인프라를 구축하려 한다. 본 연구는 한국의 시민사회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회문화적 인프라 중 특히 기억과 기록, 공간과 장소, 역사와 집단기억, 산업과 노동, 생활세계와 재현, '다문화'와 젠더 등의 측면에 주목하고자 한다.
1차년도에는 구로지역을 중심으로 공단의 형성 과정을 고찰하며, 지역 산업구조가 노동집약적 경공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또한 지역 산업구조 전환이 가지는 의미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하여 유사한 경험을 가진 외국의 사례를 비교 검토한다.
2차년도에는 구로지역의 고용과 소득을 중심으로 생활상태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이를 위해 고용과 임금변화, 노동력의 성격과 주민구성의 변화, 노동자와 주민의 소비생활 영역의 변화, 이주노동자의 유입과 장기체류화 현상 등을 고찰한다.
3차년도에는 구로지역의 형성과 변화를 공간 배치와 생활세계를 중심으로 연구한다. 이를 위해 지역의 지가 변동과 공간 재배치 과정, 이익단체의 활동과 정책형성 과정, 사회복지와 안전망 기반, 사회적 기업과 다문화사회의 진행 상황등을 살펴본다.
1차년도에는 로컬리티 기록화와 산업공간 분석틀을 결합하여 연구 수행의 토대와 공감대를 만들어간다. 먼저 지역발전, 산업공간 재편에 대한 이론과 기존 연구 분석을 통해 한국의 공업단지와 지역노동시장의 구조와 실태를 설명할 수 있는 분석틀을 개발한다. 더불어 산업화 과정에서 공간변화를 증거가 아닌 해석과 재현의 관점에서 어떻게 기록화 할 것인지 방법론을 연구한다. 이를 위해 공간 내러티브 구성의 기록학적 의미를 탐구하고 소외 계층과 공간의 이야기를 기억으로 생산하고 활용한다. 또한 산업구조 고도화 현상과 교통수단의 개설 등 으로 인한 공간의 시각적 변모 양상을 재현한다.
2차년도에는 기존의 로컬리티 구성에서 배제되거나 누락된 내용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억의 발견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구로지역에 대한 기존 연구와 기록의 차이를 비교연구하고, 노동자의 도시에서 다문화의 공간이 된 공단 지역을 장소를 기반으로 한 기억을 중심으로 비교연구한다. 또한 이주성과 정주성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노사관계 연구와 영도의 이주집단의 유형별 기록화 등을 통해 분석틀을 재구성한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운동의 행위공간과 재현의 공간을 분석하고 밀양 송전탑건설 반대운동 기록화사업을 살펴본다.
3차년도의 연구는 산업지역의 로컬리티가 어떻게 구성되고, 재구성되는지 기록화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론을 개발하여 실험한다. 이를 위해 2차년도 연구를 종합해 산업단지 비교연구를 지속하고, 1980년대와 2010년대의 이주노동자와 신발산업의 여성노동자 등의 다문화 현상이 어떻게 기억되어 왔고 또 어떻게 기록화할 것인지 연구한다. 또한 로컬리티와 아카이브의 연계를 통해 노동자집단이나 주민공동체가 중심이 되는 참여형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로컬리티 디지털 아카이브의 틀을 설계한다.
본 연구는 로컬리티 인프라가 다양한 로컬들과 협업하고 로컬들의 자기형성과정을 공유하는 행위공간으로 성숙되기를 기대한다. 아카이브들의 허브로서 구축될 연구센터는 지속적으로 '로컬리티 연구'를 진행하며 출간, 교육, 전시 등의기능을 갖는 살아 숨쉬는 공간이 될것이다.